본문 바로가기

함께 하는 삶

지하철 토시팔던 아저씨 이야기

오늘 큰 아이와 지하철을 타고 서면으로 가는 길..

친한 언니가 전에 지하철에서 토시를 샀는데 운전할때 좋더라며 자랑(?)하던 생각을 하는데

마침 토시 파는 아저씨 한분이 왔다.


머뭇머뭇 거리며 토시가 좋다고 말하는 아저씨는,

왠지 영업 초보의 티를 팍팍내면서 토시를 팔려고 했지만 아무도 사주지 않는다.


"흰색 토시 하나 주세요"

난 50대 중반의, 왠지 왜소해 보이던 그 아저씨에게 토시를 하나 샀다.


그 아저씨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굽신거리며 인사를 하고 다음 전철 칸으로 이동하였고..

그 전철칸에서도 아주 어색한 폼으로 토시를 팔려고 하였다.


막 토시가 얼마나 편한지 말을 꺼내던 중,

경찰관 두명이 아저씩에게 가서 신분증을 요구하였다.

아저씨는 얼굴을 붉힌채로 사정을 하였고 지하철안의 모든 시선은 그 쪽으로 향했다.


신원조회를 하고 서면역에서 경찰관 두명과 함께 내린 그 아저씨는

고개를 푹 숙인채 따라가고 있었다.


그 아저씨의 처진 두 어깨와 애처럽게 안고 있는 토시가방이 왠지 너무 슬퍼보였다.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는 모르지만,

명퇴다 사오정이다 점점 이사회에서 설자리를 잃어가는 이 시대 가장들의 힘든 삶을 잠깐

엿본거 같아 마음이 찡한 것이 우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