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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삶

803호 부부는...

희야별 2008. 11. 12. 01:22

아파트로 이사온지 6년째.
맞은편 803호 부부는 신혼부부였다.
나이는 좀 있어보였지만 결혼한지 1년째라 하였다.
맞벌이 부부였던 그 신혼부부는 곧 첫애를 가졌고 지금은 두살터울로 두 아이가 있다.

맞벌이다 보니 육아문제때문에 친정에서 아이들과 함께 있다가 주말에만 온다던 아이엄마와
매일매일을 밥을 시켜먹는 아이아빠.
알고보니  아이아빠는 집근처에 직장이 있다고 한다.
집이랑 가까워서 그런지 점심도 집에와서 배달시켜먹고 저녁도 배달시켜 먹는다.
항상 집앞에는 1인분에 해당하는 식당의 그릇들이 나와있었다.

여름부터 아이엄마와 아이들이 집에 와있었는데 항상 굳은 표정의 아이엄마와
신경질적인 아이들....항상 울고 있다.
아빠의 고함소리와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몇달전부터 심심찮게 들려오더니...
아이엄마가 보이지 않는다.
직장을 그만둔건지 수염이 덥수룩한채 집에 있었던 아이아빠도 최근들어 보이지 않았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고,
아침에 출근할때면 아파트입구에 아이들도 유치원에 간다고 할머니가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는데
아이들은 항상 떼를 쓰며 운다.
우는 아이들을 업고 달래는 할머니도, 우는 아이들도 안스러워 보였다.


그런데.....
오늘 알았다.
그집이 경매에 넘어갔다고 한다.
집을 보러 오는 낯선 사람들의 말이 은행 대출이자를 못내 경매로 넘어갔다고 한다.
보이지 않는 엄마아빠를 찾아 그렇게 아이들은 울었던 것일까...

아파트의 닫힌 문 사이로 어려움에 처한 옆 집의 사연을 모르고 살았다.
사는게 바빠서 아파트 입구에 나붙은 경매 종이 조차 보지 못하고 지나쳤는데....
아이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린다.

경제의 어려움이 서민들 생활속 깊숙히 파고들어 가정을 깨어지고 있음이 안타까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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